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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버나움 (2018)_ 나를 세상에 태어나게 한 부모님을 고소하고 싶어요

알유재world 2023. 2. 4.

영화 소개

감독 : 나딘 라바키

출연 : 자인 알 라피아 (자인 역), 요르다노스 시프로우 (라힐 역)

러닝 : 126분

 

1. 빈민가의 아이들의 충격적인 길 위의 삶

 이야기의 시작은 약국에서 진통제를 구입하고 있는 어린아이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약국에서 구매한 진통제를 가루로 만들어, 물에 탄 후에 그 물에 옷들을 적십니다. 그리고 그 옷을 다시 말려서, 엄마와 함께 교도소로 들고 갑니다.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형이 옷들을 물에 적신 후 쥐어짜서 수감자들에게 진통제 주스를 만들어서 팔고, 돈을 벌어서 근근이 먹고살고 있습니다. 주인공 자인은 학교를 다니지 않고 동네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아사드'의 밑에서 배달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자인은 학교에 다니고 싶어 하지만, 자인의 아버지는 자인을 학교에 보내 줄 생각이 없습니다. 자인의 집에는 사하르를 제외하고도 5명의 동생이 더 있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들 역시도 제대로 된 케어는 받지 못하며 설탕물로 주린 배를 채우며 근근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자인의 동생은 생리를 시작하게 되고, 자인은 이 사실을 특히 부모님에게 들키지 않으려 사하르를 보호합니다. 집에 돌아온 후 집에 없던 닭들과, 아사드가 집에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이상한 낌새를 느낀 자인은 사하르와 함께 쓰레기봉투에 옷을 챙기고 아사드의 가게에서 먹을 것을 훔쳐서 가출합니다. 하지만 얼마 가지 못하고, 자인의 아버지의 친구가 사하르를 납 취해서 아사드에게 데려가 버립니다. 자인의 식구들은 사하르를 팔아 치우듯 매매혼을 시켜버린 것을 알게 된 자인은, 그 길로 집을 나가버리게 됩니다. 

정처 없이 떠돌던 자인은 버스에서 만난 바퀴맨 할아버지를 따라 유원지에 도착하게 됩니다. 자인은 유원지를 돌아다니며 일자리를 찾으려 애써보지만, 아직 10살도 채 되지 않은 작고 연약한 어린아이를 써주는 곳은 없습니다. 유원지에 있는 식당에서 일하고 있는 라힐은 어린 아들 요나스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장바구니에 요나스를 숨겨두고, 잠깐식 짬을 내어서 돌보고 있었습니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자인은 유원지를 떠돌다가 라힐과 만나게 됩니다. 배가 고팠던 자인은 라힐에게 먹을 것을 요구하게 되고, 자인을 데리고 와서 먹이고 재워주는 대신 요나스를 봐달라고 합니다. 그렇게 자인과 라힐 그리고 아기 요나스의 동거가 시작되었습니다. 불법체류자인 라힐은 곧 체류증이 만료되어 새로운 위조 체류증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 체류증의 가격이 너무 비싸서 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위조 체류증을 만들어주는 곳에 사정을 해 보지만, 돈을 가져올 것이 아니면 아들 요나스를 넘기라고 합니다. 아들을 치키고, 돈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잘라서 팔아보기도 하지만 역부족입니다. 잠깐 시장을 나간다며 요나스를 자인에게 부탁하고 나간 라힐은 어쩐 일인지 다음 날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습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 라힐을 찾아 요나스를 데리고 라힐이 일하는 식당에도 찾아가 보지만, 라힐이 출근하지 않았다는 소식만 들었습니다. 체류증을 위조해 주는 곳에도 혹시나 해서 찾아가 보지만, 여전히 라힐의 행방은 묘연합니다. 자인이 요나스와 힘들게 길거리를 배회하던 중, 라힐은 불법체류자 수용소에 갇혀 있었습니다. 자인은 배가 고파 우는 요나스에게 설탕 뿌린 얼음을 먹입니다. 돈도 한 푼 없는데, 설상가상으로 집에 수도도 끊기게 됩니다. 자인은 돈을 벌기 위해, 라힐의 집에 있던 냄비를 내다 팔기로 합니다. 

냄비를 팔러 가는 길에 메이소운이라는 소녀를 만나게 됩니다. 메이소운은 자인에게 돈을 많이 모아서 스웨덴으로 떠날 거라고 말합니다. 스웨덴으로 가기 위해서는 삼백 달러만 있으면 갈 수 있다고 말하죠. 라힐이 찾았던 체류증 위조소에 가면 스웨덴으로 가는 방법을 알 수 있다고 전해 줍니다. 물이 끊겨 며칠 동안 제대로 씻지도 못한 자인과 요나스는, 세차장 직원에게 부탁해서 세차장에서 겨우 샤워를 하기도 합니다. 자인은 스웨덴으로 가기로 결심을 하고, 트리마톨 주스를 만들어 팔아 돈을 모으기 시작합니다. 힘들게 일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라힐의 집은 이미 잠겨있고, 짐은 모두 밖에 내버려져 있었습니다. 집세가 밀리자 집주인이 내쫓고 문을 잠가버린 것이었습니다. 지낼 곳이 없어진 자인은 더 이상 요나스를 돌볼 수 없음을 직감하고, 체류증 위조소에 요나스를 넘깁니다. 요나스를 넘기고 스웨덴으로 가고 싶다고 말하자, 신분증이나 등록증, 자신의 출생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가져오라고 합니다. 자인이 서류를 가지러 집으로 다시 돌아가서, 서류를 요구하자, 아버지는 자인의 출생신고도 하지 않았다면서 쓸데없는 서류들만 보여줍니다. 그 서류 중에서는 병원에서 받은 서류도 포함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 서류는 바로 사하르의 병원 서류였다는 것을 알게 되고, 사하르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에 분노한 자인은 아사드를 찾아가 칼로 찌르게 됩니다. 이 일로 자인은 감옥에 수감이 됩니다. 자인은 곧 사하르의 죽음에 대한 비극적인 사실을 알게 됩니다. 아사드와 결혼 2-3개월 후 임신을 하게 된 사하르가 심하게 하혈을 해서 병원에 데려갔지만, 서류가 없다는 이유로 병원에서 받아주지 않았고, 병원 문턱에서 목숨을 거둔 것입니다. 자인의 부모는 자인뿐만 아니라 사하르도 출생신고조차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자인은 감옥에서 라힐도 마주치게 됩니다. 자인을 본 라힐은 아들 요나스의 행방에 대해 묻게 됩니다. 자인은 체류증 위조소에 대해서 진술하게 되고, 경찰은 그곳도 조사하게 됩니다.

사탕을 사들고 자인의 면회를 온 엄마는, '신은 하나를 가져가면 하나를 돌려준다'라며 자신의 임신 소식을 알립니다. 자인의 엄마는 뻔뻔하게도 임신한 아이가 딸이면 좋겠다고, 만약에 딸이라면 사하르라는 이름을 짓겠다고 합니다. 자인은 무책임한 엄마의 말에 분노하고, 엄마가 가져온 사탕봉지를 쓰레기통에 버립니다. 자인은 감옥에 있으면서 아동 학대에 관한 TV 프로그램을 보게되고, 아동학대에 관한 제보를 받는다는 말에, 전화를 걸어, 자신의 부모님을 고소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자인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게 되고, 결국 자인과 그의 부모는 법정에 서게 됩니다. 경찰은 체류증 위조소를 조사하게되고, 라힐은 요나스와 재회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자인이 신분증 사진을 찍으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2.  빈민가 아이들의 삶에 찾아온 변화

처음 트레일러를 보고, 이 영화는 반드시 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영화가 개봉하기를 오래동안 기다렸지만, 가까운 곳에서는 상영관이 없었고, 결국 VOD서비스를 결재해서 보게 되었다. 이미 예고편 속의 주인공 자인의 눈빛, 표정에서 녹록지 않은 빈민가 어린이의 삶의 고단함이 피부로 전해져 왔다. 이 아이는 어떤 삶을 살아왔길래 이다지도 슬픈 표정을 하고 있는 걸까? 가버나움은 도대체 어떤 곳이길래 이곳의 어린이들은 하나 같이 반짝임을 잃은 슬픈 눈빛을 하고 있는 걸까?

가버나움은 실제로 이스라엘에 존재하는 도시의 이름으로, 빈민가로 알려진 곳이다. 영화 가버나움의 주인공 자인 역을 맞은 자인도 실제로 빈민가 출신의 연기 경력이 없는 아이를 캐스팅하여 영화를 찍었다. 이 영화가 끝나고 실제 자인의 삶에 일어난 변화들을 알려주는 글들이 나온다. 생애 처음으로 14살에 학교를 다니게 되었다는 좋은 소식이었다. 그리고 자인과 마찬가지로 사하르와 메이소운 역을 맡은 아이들 또한 베이루트를 벗어나 유니세프의 특별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고, 학교를 다니기 시작했다는 소식이었다. 요나스를 연기한 트레저와 그 가족들 역시 불법체류 중이던 레바논을 떠나 고향인 케냐로 돌아갔고, 곧 학교를 다닐 예정이라고 한다. 더욱 기분이 좋아지는 소식은, 제작진이 영화에 출연한 아이들과 가족들에게 단기적인 도움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지속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가버나움 재단을 설립했다고 한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엔딩인가? 실제로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실제 자인의 SNS를 찾았다. 자인은 현재 노르웨이로 이주했고, 제대로 된 교육을 받으면서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을 보았다. 

3. 선한 영향력이 주는 보람과 기쁨

사실 이 영화를 알게되고, 아이들의 거처에 대해서 그리고 아이들에게 일어날 변화에 대해서도 많이 걱정했었다. 일례로 우리나라에서 유명해진 산골소녀나, 영화 집으로 에 출연하셨던 할머니의 삶은 오히려 유명세를 얻은 뒤 무너졌다. 그 아이들에게도 그런 일이 일어날까 겁이 났었다. 다행히도 영화는 많은 주목을 받았고, 배우들을 칸으로 모셔오기 위한 지난한 여정이 이어졌다. 실제로 베이루트에서 캐스팅된 시리아 난민 출신인 자인은 출생신고서조차 존재하지 않는 난민이었고,  마찬가지로 라힐 역할을 맡은 배우 역시 케냐 난민으로, 법적으로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칸에까지 입성하게 되고, 이 두 배우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배우들도 제대로 된 교육과 안정적인 환경이 보장되게 되었다.

하지만 이들은 전체의 100분의 1도 안되는 숫자 일 것이다. 동시대에 나와는 전혀 다른 세상을 겪어내고 있는 아이들의 삶이, 너무도 가슴 아팠고,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을 주고 싶었다. 이 영화는 나와 나의 지인 몇몇을 아이들의 복지를 위해 힘쓰는 기관에 기부를 하게 하는 영향력을 주었고, 분명 이 영화를 관람한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감정을 느끼고, 조금이라도 아이들의 복지의 발전을 위해 기여하려고 노력하게 만들었을 것 같다. 좋은 컨텐츠가 주는 선한 영향력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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