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rials of Gabriel Fernandez 가브리엘의 죽음은 누구의 책임인가?
(이 글은 정인이의 사건이 일어난 직후에 작성했던 글입니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 양부모 16개월 아기 학대 살인사건이 이슈가 되고 있는 요즘 (나는 명백히 이 사건을 살인사건이라고 부르고 싶다) 그에 대한 처벌이 어떻게 내려질지, 그리고 그 8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아이의 학대 사실을 의도적으로 외면했던 그 모든 사람들에게 어떤 처벌이 내려져야 하는지. 그리고 이 구조를 어떻게 바꿔 나가야 할 지에 대한 조금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체한 듯 답답한 속을 조금이나마 시원하게 해 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마침 넷플릭스에 아동학대에 관련된 다큐가 올라와 있길래 미국에서는 어떻게 처벌이 내려졌나 궁금해져서 시청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여기서 지구상에 존재하는 악마의 실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아래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임산부나 노약자는 읽지 말아 주세요. 내용이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1. 어린 소년의 처참한 모습
2013년 911로 신고전화가 들어온다. 아들이 숨을 쉬지 않아요. 자기형이랑 레슬링을 하던 중이었는데 와 보니 의식이 없었어요. 응급실에서 처음 가브리엘을 본 간호사의 증언에 따르면 자기가 수년간 응급실에서 일하면서 그토록 처참한 광경은 처음 보았다고 한다. 정인이를 진찰했던 응급실 의사들이 증언했듯, 아이는 자신의 온몸으로 자신의 학대 사실을 증언하고 있었다. 소년의 이름은 가브리엘 페르난데즈, 고작 8살밖에 안된 이 소년에게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아이는 태어난 지 3일 만에 병원에서 엄마에게 버려졌다. 가족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친권을 포기하고 그들의 삼촌부부(삼촌과 삼촌의 파트너)에게 친권을 넘겼다. 그렇게 아이는 태어난 직후부터 4살 정도까지 삼촌과 삼촌의 파트너에게서 키워졌다. 그들은 가브리엘을 친 아들처럼 키웠고, 이 시기 가브리엘은 사랑이 많은 아이 었고, 웃음이 많고, 장난기가 가득한 평범한 아이였다고 한다. 사진 속의 아이도 항상 밝은 모습으로 남겨져 있다. 4살이 되던 해, 아이들 조부모 쪽으로 옮겨가게 된다. 조부모가 삼촌부부가 게이 부부인 것을 문제 삼아, 아이를 성적으로 추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관한 것은 어떤 증거도 없었고 수사된 바도 없다. 아이는 그 후 4년간 조부모에 의해서 키워지게 된다. 2012년 아이는 갑자기 아이를 원한 생모에게로 다시 한번 이동하게 된다. 친모에게로 간 지 8개월 만인 2013년 5월 22일 응급실로 실려오기 전까지 이 웃음 많고 착하던 소년은 그렇게 천천히 많은 사람들의 철저한 외면 속에서 죽어갔다.
아이는 완전한 심정지 상태로 응급실로 들어왔다. 어렵게 응급 소생을 마치고 cat스캔 중 다시 심정지가 와서 다시 한번 소생을 한 뒤 촬영을 겨우 마칠 수 있었다고 한다. 아이의 두개골은 함몰되어 있었고, 목에는 졸린 흔적, 화상으로 등의 상처로 뒤덮여 있었다. 또한 얼굴에는 남아있는 부분이 없을 정도로 작은 멍과 상처들로 가득했다고 한다. 말할 것도 없이 양 쪽 눈도 까맣게 멍이 들어있었다. 아이의 온 몸은 빈 틈이 없을 정도로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끌려다닌 듯한 상처가 무릎 아래로 나있었고, 발목에는 묵였던 흔적 같은 상처가 있었다. 그리고 폐와 사타구니에 BB탄 총알이 들어있었고, 온몸에 무언가로 지진듯한 작고 큰 상처들이 덮여 있었다. 온몸의 멍과 상처들은 거의 다 나은 것도, 나아가는 중인 것도, 갓 생긴 것처럼 보이는 것까지 소년이 겪어야 했던 고통의 시간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던 것이다. 소년을 처음 옮겼던 구급대원은 아이가 피부병이나 질병이 있는 줄 알았다고 할 정도로, 온몸, 손가락 하나하나까지도 멀쩡한 곳이 없었다고 한다.
2. 끊이지 않는 의문
보는 내내 최근 우리나라를 뜨겁게 달궜던 정인이 사건이 오버랩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내가 알기로는 미국이라는 나라는 아동 복지에 매우 민감한 나라로, 8,90년대에 이주했던 한국 가정은 이러한 문화차이로 인해 크고 작은 오해가 종종 생기곤 했다. 아이를 방치하거나, 방임하는 모습을 보여 신고 당하는 순간, 아동보호국에서 아이를 데려가는 국가로 알고 있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는지 의아했다. 어떻게 학교도 다니던 소년이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아무도 모를 수가 있었을까? 어떻게 아무도 신고를 하지 않았던 걸까? 왜 아무도 이 불쌍한 소년을 구해주지 않았을까? 의문은 꼬리의 꼬리를 물고 계속되었다.
3. 아동보호 시스템의 허점
이 다큐멘터리는 자극적으로 아이가 받은 학대나 고문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이 소년의 죽음으로 미국의 아동보호 시스템의 허점을 명확하게 이야기하고자 한다. 아이가 친모와 그의 남자 친구와 함께 있는 동안 수많은 관할 지역 내에서의 신고와 아이의 담당 교사의 수 차례의 신고가 있었고, 그에 따라 아동 복지국 사회복지사의 가정 방문은 한 두 차례가 이루어진 게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던 걸까? 이 한 소년의 죽음은 조용히 묻힐 수도 있었던, 안타깝지만 주목받기에 힘든 수많은 죽음 중 하나로 끝날 수도 있었다. 어쩌면 가볍게 넘어갈 수도 있었던 이 사건은 LA카운티를 취재하던 기자에 의해서 알려지게 되었다. 또한 이 사건을 운 좋게 카운티 위원회에서 회자가 되었고 위원회에서 주목하게 된다. 수 차례 아동학대 신고가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차마 입에 담을 수도 없었던 아이의 처참한 상태에 분노한 LA시민들은 "Justice for Gabriel"이라는 팻말을 들고 거리에 나오게 된다. 이렇게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되자, 아이를 거쳐갔고 외면했을 모든 어른들을 조사하게 된다.
게 브리엘은 실제로 처음 학교로 전학 갔을 때 친구들에게 매우 상냥했고 친절했으며, 웃음이 많은 친구였다고 그의 학급 친구들은 그 소년을 기억한다. 어느 날 가브리엘은 방과 후 선생님에게 "엄마에게 벨트로 엉덩이를 맞는 게 정상인가요? 벨트 쇠 부분으로 맞아 피가 나는 것도요?"라고 질문을 하게 되고, 이에 아동학대 정황을 의심한 선생님은 아동 복지국에 게 브리엘의 학대 정황을 알리는 첫 번째 신고자가 된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신고가 된 후에도 아이의 상태는 갈수록 나빠져만 갔다. 머리가 엉망진창으로 밀린 채로 학교에 오거나, 온몸에 멍과 상처가 든 채로 학교에 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 무렵 소년은 같은 반 친구들에게도 짜증이나 화를 자주 내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학교에서도 거의 홀로 지냈고, 밖에도 나가지 않고 교실에만 머물러 있었다고 한다. 아마도 지속되는 학대로, 아이가 느끼는 고통과 무력감이 높아져, 자신도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 하기 힘들었을 것이지 않을까 조심스래 예상해 본다. 그렇게 가브리엘은 매사에 무감각해지지 않았을까. 정인이가 마지막으로 어린이집에 왔을 때 그때처럼 말이다. 이 후, 가브리엘이 학교에 출석하는 일수도 급격히 줄기 시작했다. 학교에 결석하는 일수가 늘어날수록 아이의 상태는 더욱더 처참하고 심각해져서 왔다고 한다. 한 번은 가브리엘이 직접 선생님에게 "그 여자(사회복지사)에게 연락 좀 해주면 안 되냐"고 물어봤고, 다음 날 아이는 이전보다 더 처참한 몰골로 학교에 출석한다. 이에 놀란 선생님이 묻자, 엄마가 비비총으로 쏴서 그렇게 되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일을 계기로 놀란 선생님은 신고를 하는 게 과연 가브리엘에게 도움이 되는 일인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고, 신고를 망설이게 되었다고 했다. 그 일이 있은 후 13일 이상 장기 결석을 했고, 아이가 목숨을 잃기 전 마지막으로 학교에 찾아왔던 날은 어머니의 날(Mother's day)을 위해 카드를 만드는 날이었다고 한다. 선생님은 소년에게 "엄마를 위한 카드를 만들겠니?"라고 물었고 아이는 자신을 그토록 괴롭게 학대하고 고문하였던 엄마임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가득 담은 카드를 만들었다. 그렇게 멍들고 상처 입은 얼굴과 몸으로 끝까지 가브리엘은 엄마를 용서하고, 사랑을 갈구했다. "착한 아이가 될게요. 엄마는 꽃보다 아름다워요, 나비 같은 우리 엄마. 엄마는 나를 사랑해 줘요. 엄마 사랑해요."
4. 처참했던 가브리엘의 상태
소년의 부검을 담당했던 담당의는 부검이 이틀이나 걸렸고, (모든 부상을 기록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기 때문에) 법정에서 가브리엘의 가슴샘의 크기에 대해 크게 주목했는데, 일반적으로 어린이나 젊은 청년의 목에서 가슴 사이 늑골 안에 있는 기관으로 보통은 크고 하얗고 부드럽고 35-50g 혹은 100g까지 나가는 기관인데 가브리엘의 경우는 심하게 쪼그라들고 작아져있었으며 실제로 10g 밖에 나가지 않았다고 한다. 부검의 결과로 예측이 가능한 것은, 가브리엘이 아주 긴 기간 동안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서 가슴샘의 사이즈가 이상적으로 작아져 있고, 이는 결코 가브리엘의 사망이 단 한 번의 사고로 일어난 일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또한 아이의 내장에서 음식물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으며, 고양이 화장실 모래로 확인된 회 색깔의 모래들만이 발견되었다. (아이가 고양이 화장실을 제대로 치우지 않았다고 고양이의 용변과 흙을 먹게 했다고 한다) 소년의 집에서 발견된 몇 개의 야구방망이 등의 둔기와 수갑, 양말, 두건과, 소년이 주로 갇혀서 지냈다는 침실의 찬장에는 수많은 아이의 핏자국이 확인되었다.
5. 조금만 일찍 알았더라면...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신고가 들어갔을까? 첫 번째, 학교 선생님 학교 선생님 아이의 질문 (벨트로 맞는 것에 대한)을 첫 신고로 아이가 학교에 올 때마다 점점 더 상태가 심해졌고, 그럴 때마다 선생님은 아이에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물었고, 그때마다 사회복지사에게 신고를 했다. 아이는 집에 가고 싶지 않다고 울기도 했고, 사회복지사에게 전화를 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한다. 심지어 사회복지사가 다녀가면 아이가 더 많이 다치는 걸 알고 난 후에도, 다른 길이 없기에 아이를 돕기 위해 신고한다. 아이의 상태가 심해지자 선생님은 학교의 교장선생님에게도 알렸지만, "우리는 신고만 하지 더 이상의 어떤 것도 하지 않는다"며 잘라 말했다고 한다. 선생님은 여러 번 좌절했고, 자신이 이 소년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음에 슬펐다고 했다.
두 번째, 4명의 사회복지사들이다. 이 사건의 주요 담당자 사회복지사 스테퍼니 로드리게스를 비롯하여 총 4명의 사회복지사가 가브리엘의 사건을 담당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 아이를 의료 허브에 데려가거나, 아이의 상태를 차트에 기록하거나, 다른 누군가에게 알리지 않았다. 주요 담당자인 스테퍼니는 비상 대응반으로 갓 들어온 초짜배기 사회복지사였다며 호소했다. 그것이 절대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을 그녀 자신도 잘 알 것이다. 스테퍼니와 함께 총 4명의 사회복지사들 또한 이 사건으로 재판을 받게 된다. 신고가 들어오면 아이의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아이의 상태가 심각하거나 안 좋을 경우 아이를 따로 의료 허브로 데려가서 치료를 받게 하고, 학대의 정도를 따져서 아이를 부모와 격리할지 등에 대한 처치가 이루어지는 것이 제대로 된 절차이다. 하지만 가브리엘의 경우 이러한 처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아이가 자살하겠다고 쓴 노트를 두고, 학대를 가한 부모와 간단하게 상담만을 진행했다. 그 당시 친모는 이에 대해 아이가 그저 관심을 받고 싶어서 일기에 이렇게 쓴 것이라고 변명했다고 한다. 사회복지사가 집에 올 때도, 아이는 부부의 침실 방 작은 찬장에 갇혀 있는 경우가 허다했고, 사회 복지사들은 이를 적극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렇게 소년을 살릴 수 있었던 수많은 기회를 잃었다. 이 일로 4명의 복지사들은 직위해제를 당했고, 재판에 세워졌지만, 기각되었다. 사회 복지사들에겐 학대를 막거나 아이를 돌볼 의무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되었다.
세 번째, 사회복지부의 무장 경비원이 있었다. 사회복지부에서 일하던 무장경비원은 아이가 친모와 형제들과 사회복지부에 들른 아이를 보게 되고, 아이의 심각한 상태를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고 한다. 심지어 가정폭력 담당자가 있었기 때문에, 그녀에게 아이의 상태를 이야기했고, 담당자는 부서 감독관에게 이야기했지만, 감독관은 초과 수당을 주지 않을 것이므로 하지 말라고 막았다고 한다. 그리고 담당자는 직업을 잃고 싶지 않다고 퇴근을 했다. 아이가 복지국에 온 시간은 금요일 오후였다. 화가 난 경비원은 개인적으로 911에 신고했고, 신고를 받은 쪽에서는 출동을 하겠다고 했다고 했다. 그리고 며칠 뒤 경비원은 신문에서 다시 아이를 보게 되었다, 충격적인 비보와 함께.
마지막으로 신고를 받고 출동했던 지역 보안관들이 있다. 이들은 5번 이상 아이가 지내던 집으로 출동했고, 한 번도 아이와 직접 상담을 한 적은 없었다. 출동 중 한 번은 이사우로와 이야기한 경찰이 아이에게 협박을 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한 번만 더 신고가 들어온다면 네가 감옥에 갈 수도 있다고 말이다. 퇴근시간이라 더 이상의 수사를 하지 않고 퇴근했다고 한다. 한 번은 아이가 텍사스로 옮겼다는 부모의 말만 듣고 수사를 하지 않은 적도 있었다. 끝까지 LAPD는 협조를 거부했고, 내사 파일 공개를 거부하다가 변호사가 혼자서 이곳저곳을 발로 뛰어서 내사 파일의 존재를 알아내었다. 그것도 무려 3년이나 지난 후에 말이다. 변호사의 부인은 형사였고, 실제로 이 일로 말도 안 되는 루머가 퍼졌고, 직장에서 고초를 겪게 된다. 소송이 끝날 무렵이 되어서야 판사의 명령으로 인해 그 파일을 전해 받을 수 있었다. 이 사건으로 담당 부서는 자신들의 실수는 매우 경미하고, 아무도 징계를 받지 않을 거라고 공식 발표했다.
6. 법은 아이를 지켜주지 못한다.
학대받던 게 브리엘과 함께 살았던 다른 학대의 피해자들이 있었다. 이들은 아이가 학대받는 동안 지켜보기도 하고, 때로는 가담하기도 혹은 도와주기도 했던 또 다른 학대의 가해자이자 피해자들이었다. 아이들은 가브리엘의 친형과 누나로 가브리엘보다 먼저 친모와 남자 친구와 함께 거주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막내 가브리엘이 당하는 모습을 모두 지켜봐야 했으며, 자기들도 그 아이같이 될 수 있다는 공포 아래 하루하루를 살았을 것이다. 이 아이들이 앞으로 안정적인 환경에서 상처를 회복하면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1급 살인이 되려면 동기가 있어야 한다. 물리적 증거, 과학적 증거와 진술 동기와 사전 모의가 있어야 1급 살인이 성사된다. (= 사형까지 구형이 가능하다) 배심원들은 마지막 결정을 내리는데 긴 시간이 걸렸다. 소년의 엄마 펄 페르난데즈는 1급 살인죄로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그녀가 사형을 면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녀의 정신감정 결과 지능이 많이 떨어진다고 나왔기 때문이다. 9살 무렵부터 알코올, 약물 등에 노출된 삶을 살아오면서 한창 뇌가 자랄 시기에 영향을 받아서 일거라고 추측한다. 또한 이 시기에 가족에 의한 성폭행, 집단 성폭행 등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사우로 아기레, 펄 페르난데즈의 남자 친구는 1급 살인죄로 사형을 구형받았다. 그리고 이사우로와 펄이 구형을 받은 지 정확히 2주 후 (사건 후 5년 후) 같은 지역에서 똑같이 친모와 친모의 남자 친구에게 학대와 고문을 당한 10세의 소년이 죽음에 이른다.
살해 의도나 사전 모의를 어디까지 정의해야 하는 걸까? 분명 이 둘은 아이를 학대하고 고문하고, 감금하여 서서히 아이의 생명이 꺼져가는 것을 의도했다. 마지막에 아이의 숨이 결국 끊어지는 순간에 물리적 충격을 가한 것은 이사우로 하나일지 몰라도, 이 아이가 그 지경까지 이르는 데에는 결코 이사우로 혼자서 한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리고 아이를 일부러 굶기고, 때리고, 감금하고는 살해 의도가 없었다고 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이 모든 일은 둘이서 모의 하에 공모하여서 저지른 일이란 말이다. 정인이의 양모와 양부가 떠오른다. 결코 정인이는 혼자서 죽지 않았다. 같이 사는 반려견이 조금만 아파도 온 가족이 알게 된다. 정인이가 그렇게 학대당하고 멍들고 상처받을 때 과연 양부는 몰랐을까? 양부가 양모가 저지른 일을 알고 있었음에도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면 아무 힘도 없고 말도 할 수 없는 아이를 지켜주지 않았다면, 그것 또한 살인 공조가 아닐까? 나는 정인이의 양모와 양부도 똑같이 판결받기를 기도한다. 가석방 없는 종신형. 사형을 선고받기를 기도한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말했듯이, 수박 겉핥기식의 법 개정에만 그치지 않고, 정말로 실선에서 적용될 수 있는, 아이들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제대로 잡기를 바란다. 제2의 정인이가, 가브리엘이 더 이상은 발생하지 않도록 기도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