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온전히 내 마음을 터놓고 말할 수 있고, 바닥까지 보여주더라도 다시 웃으면서 만날 수 있는 그런 친구가 가장 중요할지도 모른다고 알려주는 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빛나는 시절의 두 소녀, 안생과 칠월.
어느 날 갑자기 유명해진 웹소설을 집필한 칠월, 출판사에서 수소문 끝에 칠월은 찾지 못하고, 안생에게 칠월의 거취를 묻는 연락이 온다. 하지만 웬일인지 안생은 자신은 칠월을 알지도 못한다고 잡아떼는 장면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리고 집으로 가는 길, 지하철에서 칠월의 옛 연인이었던 가명을 마주치게 된다. 가명을 통해 칠월의 소설에 대해 듣게 되고, 집으로 돌아온 안생이 칠월의 소설을 찾아 읽게 된다.
바빴던 부모님 아래 항상 혼자였던 안생과, 정이 많은 소녀였던 칠월은 13살에 처음 만나, "누군가의 그림자를 잡을 수 있으면, 그 사람과 평생 이별하지 않는다"라는 문구를 보고, 서로의 그림자처럼 어린 시절을 보낸다. 한 번도 떨어진 적 없을 만큼 모든 것을 함께한 두 소녀지만, 두 소녀는 하늘과 땅만큼 다른 성격을 가졌다. 불안한 가정에서 마음 붙일 곳 없이 자란 안생은 밝았지만, 기복이 심했고, 항상 외로움에 사무쳤던 안생과, 반대로 안정적인 가정에서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칠월. 이 둘은 타고난 성격과 환경에 따라 다른 고등학교로 진학하게 된다. 자기 자신을 책임져야 했던 안생은 직업전문학교로, 차분했고 공부를 잘했던 칠월은 인문계로 진학하게 된다. 이렇게 처음으로 둘 사이에 차이가 생기기 시작한다. 그 무렵 칠월은 학교에서 첫사랑 가명을 만나게 된다. 가명과 칠월 그리고 안생은 셋이 줄곧 어울리게 되었고, 가명이 칠월이 없던 틈에 안생에 대한 마음을 내 비친다. 이에 안생은 자신을 좋아해 주었던 가수 지망생을 찾아 도시로 떠나야겠다며, 칠월이 있는 고향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고향을 떠나는 기차역에서 안생은 칠월에게 네가 남기를 원한다면 남겠다고 물어본다. 이에 칠월은 아무 대답을 하지 못한다. 그렇게 둘은 처음으로 멀리 떨어져 각자의 길을 걷게 된다.
둘은 떨어져 있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서로에게 편지를 쓴다. 칠월은 부모님이 원하는 안정되고 편안한 인생을 살고 있지만, 새로운 것에 도전할 용기도, 가지고 있는 것을 놓을 용기도 없는 자신이 답답하다. 안생의 자유로운 인생을 부러워한다. 하지만 무일푼으로 타지로 떠나, 어느 하나 안정된 것 없는 삶을 사는 안생은, 그런 떠돌이 생활이 지치고 힘들다. 칠월의 안정적이고 편안한 삶이 부럽다. 그렇게 각자의 인생을 살다가, 둘이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된다. 함께 떠난 여행에서, 서로에 대한 갈등이 폭발한다. 안생이 혼자서 삶을 꾸려온 방식을 알게 된 칠월은, 안생에게 실망하게 된다. 안생 역시 칠월에게 무엇하나 해줄 수 없고, 받기만 하는 것이 내키지 않는다. 호텔과 레스토랑에서의 일로 이미 상할 대로 상한 감정은, 가명에 대한 이야기로 파국으로 치닫게 되고, 결국 안생은 그날 밤 칠월을 호텔에 혼자 두고, 떠나간다.
시간이 흘러, 안생처럼 고향을 떠나 있던 가명이 우연히 안생을 마주친다. 안생은 그 무렵 만나던 남자와의 결혼을 생각하고 있다며 가명에게 자신이 얼마나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에 대해서 떠벌린다. 마치 칠월에게 자신의 이야기가 닿기를 바라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가명과 헤어지고 카페를 나가자마자 안생의 남자친구가 자동차 사고를 당하게 되고, 그 자리에서 사망하게 된다. 그 뒤로 그 남자가 유부남이었던 것도, 무일푼으로 쫓겨난 것도 알게 된 가명은, 안생을 보살펴 주게 된다. 이를 알게 된 칠월은, 안생과도 가명과도 큰 싸움을 하게 됩니다. 싸움이 있은 뒤, 가명은 칠월에게 용서를 빌었고, 청혼을 합니다. 하지만 칠월의 결혼식날 가명도 안생도 아무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렇게 고향에 파혼의 소문이 퍼지게 되고, 칠월은 이제까지 고수했던 긴 머리를 짧게 자르고, 줄곧 꿈꿔왔던 자유로운 삶을 누리기 위해 고향을 떠납니다. 그리도 원했던 안생의 자유로운 삶을 살게 된 칠월은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와 시간을 온전히 누리게 됩니다.
소설 속에서 칠월과 안생의 결말은 이렇습니다. 여행길에 오른 칠월은, 안생이 살아온 발자취를 따라 여행합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 연락하지 못했던 안생과도 다시 만나게 됩니다. 안생은 좋은 남자와 가정을 꾸리고,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행복하게 살고 있는 안생을 본 칠월은, 마치 안심한 듯, 다시 여행길에 오릅니다. 가지 말라고 붙잡는 안생을 뒤로하고, 다시 자신의 길을 향해 나아간다는 이야기로 칠월의 소설은 마무리됩니다.
안생은 딸이 있습니다. 안생의 딸은 자신의 아빠가 누군지 궁금합니다. 자신의 아빠가 누군지 알 수 있는 단서가 적혀 있는 것 같은 안생이 줄고 써내려 오던 일기 같은 책을 들고, 일전에 만났던 가명을 기억해 내고, 찾아갑니다. 이를 발견한 안생은 가명에게 소설의 결말이 아닌 진실이라며 칠월의 이야기를 해 줍니다. 사실은 칠월이 고향을 떠날 때 이미 가명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고, 임신한 상태로 안생을 찾은 칠월은, 아이를 출산하고 아이만 두고 사라졌다고 말합니다.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메모를 남기고 말이죠. 하지만 진짜 사실은 칠월은 아이를 낳고 과다출혈로 목숨을 잃게 되고, 안생은 남겨진 가명과 칠월의 아이를 혼자서 키워온 것입니다. 그리고 칠월의 이름으로, 그 둘의 이야기를 소설로 써 내려갔던 것입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
헤어짐이 슬픈 게 아니라 스스로에게 실망한 것이었다. 안생을 자신만큼 사랑할 수 없어 실망했고, 안생의 모든 것을 나눌 수 없음에 낙담했다. 예전엔 미처 몰랐다. 어른이 된다는 것이 이런 것이라는 것을.
她不是伤心安生的离开,而是对自己感到安生。 失望没办法爱安生和爱自己一样多。失望人生不是所有的事都能和人分享。她以前没有想过,长大原来是这样的。
인생을 살아오면서 이런 친구가 있었던 적이 있을까? 너무나 친하기 때문에, 자신의 바닥까지 보여줄 수 있고,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상처주기 않기 위해서 상처 주는 그런 사이. 칠월이 사랑하던 가명이 안생에게 고백한 뒤 얼마 안 되어서 안생은 고향을 떠나기를 결심한다. 그 이유는 사랑하는 칠월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그런 안생을 잡지 못한 칠월은 자신의 사랑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에, 안생이 떠나던 날 목에 걸린 가명의 목걸이를 보는 순간, 안생을 붙잡을 수 없었다. 그렇게 안생을 떠나보낸 칠월은 친구라고 모든 것을 나눌 수 없음에 낙담하고, 안생에게 양보할 수 없는 자신에 실망했다. 그렇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너와 나의 것이던 것은 결코 함께 나누어 가질 수 없는 것들이 생기고, 그렇게 나의 것과 너의 것으로 나뉜다. 그렇게 인생도 각자의 선택에 따라 다른 길로 나뉜다. 어렸을 때 친했던 친구들 중에는 더러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의 인생의 차이가 너무 커지면서, 결코 다시 친구가 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비단 이해심의 문제나 금전적인 문제가 아니다. 받는 사람도 주는 사람도 모두가 마음이 편하기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와 비슷한 사람들 무리에 속해 있을 때 안정감을 느끼게 되고, 아무리 예전에 같은 감정과 시간을 공유했더라 하더라도, 더 이상 공유할 수 없는 사이가 되어가는 것이다. 그러다가 다시 치기 어린 감정의 시간도 지나고, 마음의 평화가 찾아올 때면, 그리웠던 사람들을 다시 찾는 것 같다.
부모의 마음
조금 굴곡진 삶을 산다고 해서 불행해지는 건 아냐. 좀 많이 힘들 뿐이지. 어차피 여자는 어떤 선택을 해도 힘들어. 내 딸만은 예외이길 바라는 거지.
对得折腾一点,也不一定不幸福。 就是太辛苦了,但其买女孩子走那条路, 都是会辛苦的。 希望我的女儿能是个例外。
가명과 결혼을 앞둔 며칠 전, 칠월은 가명에게 이별을 통보한다. 결혼식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지만, 마음이 없는 남자를 붙자고 살아가고 싶지는 않다며 떠날 것을 부탁한다. 그래야 자신도 떠날 명분이 생기기 때문이기도 했다. 처음부터 가명이 맘에 들지 않았다. 칠월의 친구인 안생에게 마음을 표현해 놓고도, 자신을 좋아해 주는 칠월을 끝까지 놓지 못했다. 자신의 마음이 정확히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스스로도 알고 있었지만, 우유부단한 태도로 일관한다. 칠월의 결혼식이 성사되지 않고, 칠월이 집을 떠나던 날, 칠월의 어머님의 대사이다. 이 대사를 듣고 많이 울었다. 어느 부모든 자식의 평안의 삶을 기원한다. 안생의 삶이 그렇듯, 자유로운 삶은 고달프고, 힘들다. 특히나 여자에게는 길 위의 삶은 더욱더 고달프고 힘들기 마련이다. 어떤 부모이든 자식이 평안한 삶을 살기를 바란다. 결혼을 앞둔 지금, 이 대사가 특히나 마음에 와닿았다. 그리고 칠월의 선택을 응원했다. 긴긴 시간 자신을 바라보지 않았던 가명을 붙잡고 있긴 했지만, 결국엔 자신의 인생을 선택한 그녀의 용기에 박수가 절로 나왔다.
이 영화는 나에게 많은 여운을 남겼다. 두 주인공의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이해가 가서 슬펐고, 서로를 너무 이해하기 때문에 서로를 상처 줄 수밖에 없음에 또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결국에 돌아올 곳은 서로였고, 결국엔 마지막에 서로의 집에 되어 준 안생과 칠월. 안생이 둘의 이야기를 소설로라도 남긴 이유는 아마도, 칠월이 되어 쓴 이야기 이기 때문에, 칠월은 마침내 현실 속에서도, 소설 속에서도 살아 있을 수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나는 누군가에게 칠월이나 안생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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