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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콜드 블러드 _ 인간의 추악함의 끝은 어디까지인가?

알유재world 2023. 2. 3.

 

1. 시골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충격적인 살인 사건을 쫓아서

캔자스 서부 외곽에 위치한 작은 마을, 홀컴. 밀을 경작하는 높은 평원 지대에 위치하고 있다. 심지어 캔자스의 다른 지역 사람들은 이곳을 '저기 저쪽'이라고 부를 정도로 외딴곳에 위치한 마을이다. 범죄라고는 일어나지 않을 것만 같은 한적하고 평화로운 시골 마을에서 1995년 11월 15일 새벽 2시, 조용히 잠들어 있던 클러터 일가족 네 명이 갑자기 침입한 두 명의 전과자 페리와 딕에 의해 알 수 없는 이유로 잔인하게 살해된다. 범인들은 도망쳤고, 증거도 없고, 원인도 알 수 없는 이 살인 사건은 우연한 제보에 의해 꼬리가 잡히고, 용의 선상에 오른 둘을 집요하게 조사한 끝에, 결국 경찰에 검거된다. 검거 초기 두 사람 모두 범행을 부인하지만, 긴긴 심문 끝에 서로가 서로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며 자백한다. 결국 둘은 재판에 넘겨지고, 사형판결을 받는다. 사형을 받기 전 수감된 두 사람에게 리포터 빌 젠슨이 두 사람을 몇 주 동안 인터뷰 하면서 이 사건을 조사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두 가해자를 비롯하여, 피해자들의 주변 등을 함께 조사하며, 이 들이 왜 이리 잔인한 범죄를 저질렀는지, 이에 대한 마을의 반응은 어떤지에 대해서 파헤쳐 가는 이야기이다.

 

2. 책을 읽게 된 계기

오랜만에 자기 계발서가 아닌 책을 제대로 끝냈다. 어떤 티브이 프로그램에서 (아마도 김영하 작가가 추천했던 것 같다) 지나가듯 들었던 트루먼 카포티의 인 콜드 블러드. 책을 구매한 지는 이미 일 년이 넘었고, 여러 번 읽으려고 시도를 했지만 책을 들고 다니기만 하고, 정말 한국에서 구매해서 홍콩으로, 집에서 사무실로 가져갔다가, 또다시 다른 사무실로까지 가지고 갔다. 심지어 여행 갈 때도 들고 갔다. 심지어 이 책은 그냥 들고 다니기에는 꽤 무겁고 큰 책이다. 하지만 정말 책을 펴고 앞장에서 더 이상 읽어내지를 못하고 덮고 덮기를 수 차례, 결국 책을 제대로 읽지 못한 채 방구석에 방치되어 있었다.

아마도 이 책을 읽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 작가가 이 책을 마지막으로 작품활동을 끝낸 원인이 궁금해서 결국은 책을 구매했지만, 한편으로는 나도 이 책을 읽고 난 후, 혹시나 책을 더 이상 읽지 못하게 된다거나, 인간이라는 동물 자체가 무서워져서 나의 일생을 바꾸어 놓는 계기가 될까 봐, 무서워서 시작하지 못했던 것도 있는 것 같다.

작가는 이 책을 마지막으로 작품 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들었고, 이 책을 6년 동안 집필한 그가 이 작품으로 포크너나 에드거를 잇는 후계자가 되는 명성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글쓰기를 멈춘 이유가 궁금했다. 이 책을 읽어 나가는 동안은, 아마도 그는 6년이라는 긴 조사/집필 기간 동안 어떤 인간의 추한 면에 진저리를 느껴서 집필을 그만두게 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지만 확실하게 확신을 하지 못했다. 사실 범죄 사건을 취재하면서, 그 인간들의 추악함에 질릴 사람이었다면, 애초에 이 사건을 소재로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하지도 않았을 것 같다. 그리고 처음부터 이런 사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더 이 두 인간이 다른 살인범들과 다른 점이나, 구별되는 부분에 대해서 집요하게 파헤치고 글을 써 내려갔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 작품이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작품으로 좀 더 신랄하게 인간의 악마정 본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수가 있었을 텐데, 그는 그냥 모든 것을 멈 췄다. 이미 논픽션이라는 카테고리를 창시한 창시자로서, 후속작을 계속해서 발표함으로써 작가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것도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3. 그는 왜 집필을 멈추었는가?

이런 저런 의문은 꼬리의 꼬리를 물고 계속되었지만 마지막 라인을 읽어 내려가는 그 순간까지도 명확하게 이유를 짐작하기가 어려웠다. 다행히도 나의 이런 의문에 대답이라도 하듯, 책의 뒤편에는 후일담이 마련되어 있었다. 그렇게 찾은 해답은 오히려 그 책을 집필하기 위해 했던 부정적인 일들과 대서사의 결말을 짓기 위해 그가 한 짓에 대해 느낀 자기경멸에서 오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잔인해질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글을 썼지만 결국 자기 자신의 가장 이기적이고 추악한 모습을 마주한 그의 죄책감이 되어 버리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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